동대문 흥인.덕운시장의 재건축사업이 입점상인들과 일부 점포주들의 반발로 난항에 빠졌다. 재래시장 재건축의 경우 입점상인들의 생계유지와 권리금 문제가 얽혀있는데다점포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최근 활기를 띠는 재래시장 재건축사업의 상당수가난관에 맞닥뜨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입점상인 반발, 사업 '표류' =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중구 신당동흥인.덕운시장의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동대문 중부상권시장 재건축조합과 최근 이시장의 재건축사업 가계약을 체결했었다. 이 사업은 기존 지상3층 규모의 재래시장 건물을 상가와 오피스텔로 구성된 지상17층, 연면적 1만3천800평의 현대식 복합빌딩으로 재건축하는 사업. 하지만 입점상인들과 일부 점포주들이 이 재건축사업에 강력히 반발, 흥인.덕운상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비대위측은 현재 동대문 상권의 상가 공실률이 25%에 달하는데다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침체로 동대문 소매상권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흥인.덕운상가의 재건축은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3년에 이르는 상가 재건축 기간에 대체점포 마련이 어려워 입점상인들의 생계 유지가 불투명한데다 점포당 4천만~1억5천만원에 이르는 상가 권리금도 보상받기어렵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입점상인들과 일부 점포주들이 이처럼 강력하게 반발함에 따라 흥인.덕운상가의재건축사업은 상당기간 표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이해관계 포용, 장기계획 필요 =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흥인.덕운상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현재 활발하게 추진되는 서울시내 다른 재래시장 재건축사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서울시는 재래시장 300여곳을 현대화시장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아래 이중 129개 시장의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지난해 발표했었다. 이는 할인점과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시설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침체 국면에 빠져든 재래시장의 시설 및 경영을 현대화해 경쟁력을 높여보자는 취지로 마련됐었다. 하지만 동대문 흥인.덕운상가의 경우처럼 입점상인과 일부 점포주들이 반발하고나설 경우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이 커 실제 사업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재개발사업 시행구역으로 52개 재래시장이 선정됐지만 37개 시장만이 재개발조합 설립을 추진중이며 공사에 들어간 곳은 8곳에불과하다. 결국 신교시장, 가자종합시장, 구로제1시장 등 최근 자진 폐쇄신청을 서울시에내는 재래시장이 속출할 정도로 재래시장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재래시장 재건축사업은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상가114의 윤병한 대표는 "재래시장 재건축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는많은 난관이 있다"며 "입점상인들과의 보상 문제 해결과 함께 철저한 수익계산에 기반한 장기적인 사업계획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