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가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캠퍼스'를 추구하면서 캠퍼스 담을 허물어 공원을 조성하거나 교양강좌 및 각종 문화행사를 여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13일 서울지역의 주요 대학에 따르면 고려대는 성북구와 협의해 오는 7월께부터 학교 담을 허물어 성북구 주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키로 했다. 이번에 녹지공간으로 조성되는 구간은 고려대 뒤편 개운산 근린공원에 인접한 2.2㎞의 담장이다. 담이 철거된 후에는 감나무 등 나무 1천여그루와 장미 등 꽃 4천5백여포기를 심어 산책로와 꽃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앙대는 이미 지난해 10월 캠퍼스 담을 허물어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앙대는 정문 주변의 담 2백60?를 허물고 1천2백여평 가량의 공간에 2백20여평의 잔디와 나무 7천여그루를 심어 도심 속 공원을 조성했다. 현재 담이 헐린 공간은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걷고 싶은 거리'로 이름짓고 보행로와 산책로, 쉼터 2곳 등 6개 테마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양강좌나 문화행사를 마련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경희대는 NGO대학원 주최로 오는 6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특강-미래정치'를 8차례 개최한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신철영 경실련사무총장 등 저명인사들이 경희대 재학생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민강좌' 형태로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국민대도 매주 목요일에 일반인도 수강할 수 있는 '목요특강'을 열고 있다. 국민대는 또 오는 16일 학생 교직원 지역주민들을 위한 '제1회 수요예술무대'를 연다. 2주에 한 번씩 뮤지컬 음악공연 연극 등을 열어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홍익대는 매년 가을 마포구청과 함께 '거리미술전'을 개최, 벽화그리기 간판정리 등 지역 내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세대도 오는 6월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박물관 교양강좌'를, 여름방학에는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학교'를 열기로 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그동안 연구.교육을 위해 쓰이던 대학 캠퍼스가 이제는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대학 이미지 홍보 효과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