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이라크 전쟁의 휴전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유엔 대변인실이 3일 전했다. 프레드 에카르트 유엔 대변인에 따르면 아난 총장은 이 인터뷰에서 "휴전이 즉각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촉구로 휴전이 이뤄질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지역별 유엔 회원국 모임에서 휴전 방안이 제기됐으며 안보리 회원국들이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은 재난이며 여기에서는 모두가 패배자"라고 지적했다.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질문에 아난 총장은 "분명히 이것은 유엔의 승인을 받은 전쟁이 아니다"면서 자신은 전쟁을 정당화한 적도, 지지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이라크의 인도적 상황에 관해 언급하면서 "전쟁 당사자들이 각자 통제하는 지역 주민의 복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고 "우리는 상황이 허락하는대로 가능한 한 빨리 이라크에 복귀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전후 이라크 처리과정에서 유엔이 맡을 역할에 대해서는 안보리와 회원국들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유엔이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3일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이 이라크 전후문제에 관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고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유엔이 역할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하며 그 범위에 대해서는 현재 안보리와 각국의 수도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