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미국이 유럽의 새 위성항법장치 개발계획과 관련 티격태격하고 있다. 유럽이 갈릴레오위성항법장치를 개발하려는데 대해 미국이 국방부의 위성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며 GPS 개량형과 주파수 대역폭이 같다는이유로 EU의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1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문제는 지난해 부터 불거지기 시작, 미국이급기야 EU가 현재의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간다면 필요할 경우 방해전파를 쏘겠다고으름장을 놓는 상황 까지 악화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프랑스의 미셸 알루아 마리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갈릴레오 계획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EU는 그러나 만약 유럽 국가들이 계속 미국이 개발한 GPS에 의존할 경우 미국의시스템에 의해 종속될 수 밖에 없다며 갈릴레오 계획을 계속 추진해 나갈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EU 회원국가와 일부 비(非)EU회원국가들은 오는 2008년까지 37억달러를 투자해GPS와 비슷한 30개의 민간 인공위성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국방부는 1970년대에 GPS를 개발, 민간에 개방했으나 여전히 이 시스템은군사적목적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지난달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갈릴레오 시스템은 미국의 GPS망을 직접 덮어씌우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과제라고 증언했었다. EU는 그러나 갈릴레오 시스템이 GPS망을 보완하는 것이지 불필요하게 중복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