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에 대한 국내 반전여론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대사관과 미국계 패스트푸드체인점 등 미국 관련시설이 반전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오전 9시5분께 학생 30여명이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대사관 맞은편 한국통신앞 지하도등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이들은 미대사관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중 2명은 대사관 담위로 올라가 `STOP THE WAR. NO BUSH'라고 적힌 현수막 펼쳤고 일부는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전쟁반대 파병반대'등을 외쳤다. 이어 오전 11시50분께에는 환경운동연합 소속 회원 3명이 서울 종로구 공평동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최준호(30)씨등 남성회원 2명과 홍성미(27.여)씨등 3명은 이날 오전 각각 부시 미 대통령 분장을 하고 검은 차도르를 쓴 채 이삿짐센터의 고가사다리차를 빌려 매장앞의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10여 미터 높이의 대형 'M'자 마크위에 올라간 뒤 '파병반대', '전쟁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50여분간 시위를 벌였다. 미국 대외팽창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맥도날드는 최근 노르웨이에서 화염병이 투척됐고 프랑스에서는 돌세례를 받는 등 전세계에서 반전 시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미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서울 이태원의 각 업소들도 주한미군이 즐겨찾는다는 이유로 시위대의 표적이 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관련시설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자 경찰도 대사관 등 미국 관련 시설에 대한 경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지난 20일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에 앞서 미국 관련 시설에 병력을 증가배치하는 등 대테러 활동을 강화하도록 전국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다. 또한 경찰은 재야단체 등을 중심으로 미 대사관 주변에서 열리는 반전집회, 대규모 항의 선전전에 대한 경비도 강화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합법적인 시위는 문제가 없지만 대사관 진입시도와 특정 음식점에 대한 영업방해는 위법"이라면서 "경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