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5월 전국을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설악산 흔들바위 추락 루머'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세간에서 회자되고 있다. 17일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흔들바위가 추락했다는 데 사실이냐'는 전화 문의가 최근에도 주 2∼3회씩 걸려오고 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따르면 오후 8시 이후에 주로 걸려오는 흔들바위 추락 여부 확인전화(?)는 술자리에서 불거지는 것이 대부분인 듯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이 술에 취한 경우가 많으며 미안함 때문인지 "사실이 아니다"는 답변을 듣는 즉시 전화를 끊어 버린다는 것. 그러나 개중에는 내기를 걸었는지 몇 번씩 되물어 사실을 확인하려는 사람도 있으며 통화자의 통화내용을 엿듣고 `그봐 내 말이 맞지'라며 좋아하는 주변 사람의 음성이 송화기로 들려오는 때도 있다. 설악산관리사무소 측은 "2년이 다 돼가는 지금에도 확인 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보면 이 황당한 루머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설악산 흔들바위 추락 루머는 지난 2001년 5월 서울의 채권시장에서 유포된 후 인터넷 등을 타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됐던 것으로 '관광온 일본 스모선수가 힘 자랑을 하다 밀어 떨어뜨렸다'는 등 허무맹랑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하나는 "`아무리 밀어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흔들바위를 밀어 떨어뜨리게 한 미국인 관광객 제럴드(42)씨 등 6명에 대해 속초경찰서가 문화재 훼손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완벽한 신문기사 형태의 루머가 유포돼 눈길을 끌었으며 당시 설악산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이를 확인하는 전화가 폭주하는 바람에 정상적인 업무를 못볼 정도로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