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연체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연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신용카드발(發) 가계 신용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9개 전업 카드회사와 16개 은행겸영 카드사의 연체액(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모두 8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말(6조5천억원)보다 1조5천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한달새 무려 23.1%나 늘어난 것이다. 신용카드 연체액은 지난해 3월말 3조원, 6월말 4조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9월말 5조5천억원, 12월말 6조5천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들어서는 증가 속도마저 한층 빨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전업 카드사의 연체액은 5조2천억원으로 전달(4조2천억원)보다 23.8% 증가했고, 은행겸영 카드의 연체액은 2조8천억원으로 전달(2조3천억원)보다 21.7% 늘었다. 금감원은 단 하루라도 연체된 금액까지 포함하면 총 연체액은 10조원(은행겸영 3조7천억원, 전업 카드사 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이 향후 연체 가능성이 있는 고객의 카드 사용 한도까지 잇따라 축소하고 있는 데다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소득이 줄면서 연체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