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모두 회장을 맡지 않겠다며 강력히 고사함에 따라 전경련 차기 회장 추대작업이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손길승 SK 회장, 정몽구 현대차 등 차기 회장감으로 거론되던 유력인사들은 모두 전경련 회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1순위로 꼽히던 이 삼성 회장이 전경련 측에 고사 의사를 전달한 이후 손 SK회장과 정 현대차 회장 등 전경련 부회장들 사이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모두 완곡하게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이 삼성 회장, 구 LG 회장, 정 현대차 회장 등 이른바 '빅3'외에 손 SK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을 포함한 `빅5'중에서 전경련 차기 회장이 선출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회장 선출의 키를 쥐고 있는 전경련 부회장들도 이 `빅5'를 염두에 두고 의견수렴과 추대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이들이 모두 고사함에 따라 후보군을 넓혀 새 인물을 찾느냐 아니면 `빅5'중 1명에게 강력한 추대의사를 다시 전달하느냐를 놓고 갈림길에 서게 됐다. 그러나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차기 회장 추대작업에 앞장섰던 부회장단들이 여전히 '빅5'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이중에서 차기 회장을 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현재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빅5'중에서도 손 회장, 정 회장, 조 회장 등 3명을 주대상으로 재 천거를 위한 의견수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전경련 회장단이 의견을 모아 다시 한번 천거의사를 밝히고 우리 경제계에서 막강한 권위와 영향력을 지닌 재계 원로들이 나서 회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할 경우, 이를 쉽게 뿌리치지 못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빅5'중 누가 재천거 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5명 모두 강력한 고사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특히 이 회장, 구 회장, 정 회장의 경우는 워낙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이 강해 재 천거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때 유력 후보로 부상했던 손 회장 역시 전경련 회장은 `오너 회장'이 맡아야 한다는 기류가 여전히 남아있고 조 회장은 기업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차기 회장을 공식 선출하는 전경련 총회는 7일로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춰졌지만 전경련 관계자들은 늦어도 이달말까지 의견수렴이 이뤄져 설 연휴 직후 추대모임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요즘처럼 전경련 회장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할 수 없는 자리가 아니라는 말이 절실하게 와 닿을 때가 없다"며 회장 선출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