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반돌이와장군이가 겨울잠에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반돌이와 장군이는 올해 도토리감이나 돌배, 다래 등 먹잇감이 풍년이 든 덕분에 겨울잠에 앞서 충분하게 영양분을 비축해 놓은 상태. 22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반돌이와 장군이 목에 부착된 발신기에서 흘러나오는전파를 추적한 결과 장군이는 아직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지만 반돌이는 나흘동안 한곳에서 조용하게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돌이가 이미 겨울잠에 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관리공단의 한상훈 반달가슴곰관리팀장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야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때 겨울잠에 들어가는데, 최근 눈이 많이 녹아 먹잇감이 지천에 널려 있다"면서 "일기조건을 고려할 때 겨울잠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돌이는 지리산에 눈이 많이 내려 먹잇감을 찾기 어려워지고 기온이 뚝 떨어졌던 이달 초에도 한 장소에서 사나흘간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해 이 때에도 겨울잠에 든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한 팀장은 반돌이가 나흘간 한 장소에 머무는 데 대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마련한 동굴 앞에서 동면을 준비하고 있을 수는 있다"고 관측했다. 그렇기 때문에 반달가슴곰관리팀은 이날중 반돌이가 머물고 있는 장소까지 접근해 동면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설령 잠에 들었더라도 설익은 겨울잠일 수 있고 인기척을 느끼게 되면 동면장소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한 팀장은 "그러나 당장 폭설이 내려 먹잇감을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다면 내일부터라도 3∼4개월 겨울잠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동면에 드는 시기는 통상 12월로 이때가 되면 지리산 구석구석에 눈이 30㎝ 이상 쌓이면서 혹한기가 시작되고 먹잇감이 사라지면 본능적으로겨울잠을 청해 왔었다. 그렇지만 반돌이와 장군이는 작년 겨울 이상고온이 지속되면서 사방에 널린 먹잇감에 겨울을 잊고 살다 올해 1월 초에야 겨울잠에 들었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