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업체들이 변하고 있다. 지난 1987년 10억달러 수출을 피크로 쇠퇴하던 완구업체들이 첨단기술제품과 캐릭터제품 생산,생산기지 해외이전을 통한 원가절감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완구는 봉제인형,플라스틱 작동완구,패션인형,승용기,축소형 조립완구,리모컨 작동완구 등 종류가 많다. 국내 완구업체는 4백여개에 이른다. 이들이 연간 생산하는 완구류는 약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국산뿐 아니라 외산 완구를 많이 찾고 있는데 중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수입되는 완구는 올 들어 10월 말까지 1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액인 1억3천5백만달러를 앞지르는 것이다. ◆하이테크완구 생산 열기=정보기술(IT)과 접목된 디지털 완구들이 국내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PC와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의 첨단 하이테크 완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면서 공부한다는 뜻의 신조어인 '에듀테인먼트'가 키즈산업의 새로운 영역으로 떠오른 것도 첨단기술 완구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쥐 모양의 디지와 티티를 개발했다. 노래를 부르고 장애물을 피하는 이 지능형 완구는 인터넷을 통해 무선으로 성장 프로그램을 내려받는다. 최근 이 회사는 '토마'라는 이름으로 서로 겨루기가 가능한 로봇도 내놓았다. 인공지능 및 조종기에 의해 전자오락게임에서나 볼 수 있던 대결을 현실세계에서 재현했다. 미미월드도 말을 알아듣는 '뚜비'라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음성칩이 명령을 알아듣고 간식을 운반하는 등 간단한 심부름을 한다. 이런 인터랙티브 인형 및 완구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키덜트족도 겨냥하고 있다. ◆캐릭터로 승부=완구업체들은 고유한 캐릭터 개발로 소비자인 어린이들을 파고 들고 있다. 이들 업체는 캐릭터 완구에 앞서 이를 게임이나 만화영화로 만들기도 한다. 손오공의 팽이완구 탑블레이드나 영실업의 파워레인저와 큐빅스가 캐릭터를 활용한 예다. 손오공의 탑블레이드는 만화영화로 지난해 공중파 방송을 타면서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손오공은 모 방송사의 자회사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인수,게임부서를 따로 개설했다. 지나월드는 세계적인 인기영화 해리포터의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완구의 국내 판권을 따내 인기리에 시판 중이다. 또 이 회사는 미국 비벤디유니버설과 함께 손을 잡고 완구 제품인 라푼젤바비시리즈를 CD게임으로 개발했다.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완구업체 중 상당수가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완구조합의 어충경 전무는 "중국 칭다오시에만 한국상역 화인토이 오로라월드 양지실업 등 40여개가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제작되는 완구들은 거의 대부분이 플라스틱 작동완구와 승용완구"라고 말했다. 지난 1991년 이곳에 진출한 오로라월드는 현재 약 8백명의 직원들이 연간 1천5백만달러 상당의 봉제인형을 생산하고 있다. 동반 진출한 협력 업체들로부터 원단 및 소재를 구입해 품질면에서 한국내 생산제품과 동일하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