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값이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매가격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22% 싸다. 생닭 한 마리 값이 커피 한 잔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무게로 비교하면 돼지고기 값의 4분의 1,쇠고기 값의 13분의 1에 불과하다. 소비보다 공급이 더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육계 산지가격은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큰닭 1㎏의 산지가격은 6백40원. 작년 이맘때(1천3백40원)의 절반도 안된다. 1년 전 1천4백40원이던 중닭 1㎏도 7백40원으로 곤두박질했다. 닭고기 소매가격은 육계 산지가격보다는 낙폭이 작지만 작년 이맘때에 비해선 20% 이상 떨어졌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5일 닭고기 1㎏ 소매가격은 2천4백60원. 지난해 12월 평균인 3천1백37원에 비해 22% 낮다. 닭고기 소매가격은 돼지고기(㎏당 9천4백40원)의 26%,쇠고기(㎏당 3만1천2백원)의 8%에 불과하다. 농축산물 할인점인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는 요즘 큼직한 생닭 한 마리를 2천7백원에 판다. 지난달 가격인 3천7백원에 비하면 한 달새 1천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중간 크기의 생닭은 2천4백원,작은 생닭은 1천8백원에 판다. 스타벅스 카페모카 한 잔 값(4천원)이면 중간 크기의 생닭 1마리반을 사고도 남는다. 닭고기 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공급과잉 및 수입급증 때문이다. 계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닭고기 소비는 10%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생산량은 15% 이상 증가했다. 수입도 지난해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지난 99년 4만6천t,지난해 8만5천t이던 닭고기 수입량이 올해는 11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계란 값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계란 소매가격(특란 기준)은 10개에 8백80원.1개에 88원꼴이다. 지난해 12월의 1천60원에 비하면 17% 떨어졌다. 산지가격도 지난해 12월 9백11원(특란 10개)이던 것이 지금은 6백82원으로 25%나 내렸다. 계육협회 관계자는 "지난 봄 종계(씨암탉)수가 급격히 늘어난 탓에 닭고기 공급량을 조절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닭고기 소비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싼 값에 닭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