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개성공업지구를 개발함에 있어서 신의주 특별행정구와 달리 대대적인 주민 소개작업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27일 발표한 개성공업지구법에서 "... 개발공사에 지장이 없도록 주민을이주시켜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것은 개발구역 안에 있는 주민을 타지역이 아닌 개성지구 내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남한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지역인 개성 일대의 거주민을 타지역으로 대대적으로 소개시켜 성분 좋은 사람들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신의주의 경우 지난 80년대 말부터 `특별여행증'을 발급해 왔지만 이것은 신의주를 통해 탈북하려는 주민들이 증가한데 따른 조치일 뿐이어서 특구 선정을 계기로대대적인 주민이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신의주와 달리 개성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이른바 성분 좋은 주민들로 구성돼 있어 주민이주라는 거대 작업을 하지않아도 손쉽게 남한과 해외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북한의 `고민'을 훨씬줄여준 셈이다.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개성에는 6ㆍ25전쟁 이전 남측에 속해있던 관계로 이른바 `자본주의물'을 먹은 사람들, 전쟁 와중에 원자탄을 피해 월남하려던 피난민들,과거의 상인 출신 부자 등 이른바 성분 불량자들이 밀집해 있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68년 미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납치사건을 계기로 주민 10만여명을 량강도ㆍ자강도 등 북쪽으로 이주시키고 그 지역의 성분 좋은 주민들을 선발해 개성에 거주시켰다. 이어 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직후 재성분조사를 통해 `불량성분' 주민을타지역의 `모범성분' 주민들로 교체함으로써 현재 추정되는 개성인구 약 40만명 중절반 이상이 타지역 출신들로 채워졌다. 북한은 또 70년대 들어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개성 출신이 타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했을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개성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함으로써 주민 이동을 제한했다. 결국 개성은 북한에서도 `가장 혁명적이고 투철한' 사람들로 구성됐으며 평양시보다 주민 구성이 훨씬 우수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60년대 중반부터 개성출입 `특별통행증'을 발급해 타지역 주민들의 개성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평양보다 개성에 한번가보는 것이 더 어려웠던 실정이다. 북한은 전방인 금강산 일대 역시 지난 70년대 초부터 일반 주민의 출입을 차단해 왔으며 주둔 군부대와 군인가족들로 거주민을 한정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