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최근 호주에서 벌어지고 있는자국민 이슬람교도에 대한 검거선풍을 강력 비난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정상회담이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호주가 테러세력 소탕을 이유로 자국민을 잇따라 검거하고 가택을 압수수색한데 대해 성토했다고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우리 인도네시아는 항상 외국인들을 공정하게 대우했다. 호주는 테러소탕 과정에서 과잉 대응해 인도네시아인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 경찰과 안보정보원(ASIO)이 최근 동남아시아 테러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의 정신적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와 과거 접촉한 인도네시아인들을 강제 연행하고 가정집 대문을 부순데 대해 성토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메가와티 대통령은 지난 달 멕시코 APEC 정상회담에서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만나 발리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전역에 내려진 여행금지령을 해제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호주 국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JI 관련 용의자에 대한 검거 작업과 여행 금지령에 대한 인도네시아의비난을 일축했다. 자카르타 주재 호주 대사관은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6일 시작된 이슬람 라마단(금식) 기간 과격 이슬람 단체의 공격이 예상된다며 인도네시아 거주 자국민들에게 바나 나이트클럽 출입을 자제하는 등 신변안전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정치권과 이슬람권도 호주에 대한 강력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발리 테러 직후 모처럼 두 나라 사이에 조성된 우호 분위기는 대테러 문제로 다시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