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선 돌파를 바라보며 기대에 부풀었던 주식시장이 국내외에서 무더기로 쏟아진 악재에 눌려 급락했다. 30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30분 현재 19.56포인트 떨어진 653.62로 650선이 위협받고 있고 코스닥지수도 1.20포인트 급락한 48.00을 나타내고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조정을 받더라도 종합주가지수가 630선 아래로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수급여건이 비교적 양호해 저가 매수세력이 버티고 있기때문이다. 당분간 시장은 미국 증시 흐름을 관망하며 630∼680선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 쏟아진 악재 어제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DDR D램)의 하락세가 그동안 급등에 따른 조정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9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부진한 국내 산업활동 등 경기지표의 악화와 다시 증폭되고 있는 이라크전쟁 불안감 등도 악재였다. 특히 검찰이 발표한 1조3천억원대의 '가장납입' 사건이 시장의 불안심리를 부채질하면서 외국인투자자의 현.선물에 걸친 대규모 매도를 부추겼다. 이 시간 현재 외국인은 현물에서 1천34억원, 선물에서 6천611계약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덩달아 현물에서 479억원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주가가 떨어지자 개인들이1천37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는 그동안 치솟기만 하던 삼성전자의 급락세를 몰고 왔다.외국인의 매물 '폭격'을 받은 삼성전자는 5%가까이 폭락, 34만원대가 무너졌다. 시장의 버팀목인 삼성전자가 급락하자 다른 시가총액 상위사들의 주가에 '도미노'가 됐고 코스닥시장의 하락압력을 가중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단기상승에 따른 부담감, 반도체가격 하락,미 증시 불안움직임, 검찰의 주금 가장납입 수사발표 등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 630선 지지 기대 전문가들은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더라도 630선 아래로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700선을 뚫고 올라서기도 힘들어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10일 이후의 '랠리'는 미국 기업실적 호전과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도했으나 이들 모멘텀의 '수명'은 다했고 이제는 경제지표로무게중심이 옮겨져 이에따라 시장이 '일희일비'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의버팀목인 삼성전자가 급락해 투자분위기를 악화시켰지만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640선 아래로 밀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내년 상황이 썩 좋지는 않겠지만 경착륙 가능성이 없어 경제펀더멘털 부문에서 주가가 더 떨어질 이유가 없는데다 증시 주변 자금 흐름도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이 이날 현.선물에 걸쳐 대규모 매도에나서면서 향후 시장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됐지만 시장의 추세가 하락쪽으로 완전히 꺾인 것이 아니어서 조정을 받더라도 650선 아래로 크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조 팀장도 최근들어 고객예탁금이나 투신의 주식형상품 등으로 유동성이 많이 보강됐기때문에 시장은 630선 안팎에서 바닥을 확인하고, 680선 정도에서단기 고점을 형성하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