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3주 연속 상승하면서 '10월 랠리'를 이어갔다. 다우와 S&P500은 지난주 각각 1.5% 오른 8,443.99와 897.65를 기록했고 나스닥은 1,331.13으로 3.3% 급등했다. 이는 지난 8월이후 최고수준. 지난 10월 9일의 저점에서부터 따질 경우 거래일수 13일만에 다우는 16%, 나스닥은 19% 오른 셈이다. 상승의 원동력은 예상보다 좋은 기업들의 수익. 처음에는 일부기업의 수익발표가 '과매도'로 인한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으로 평가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자들은 기업수익호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사인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지난 9일이 3년가까이 끌어온 약세장의 바닥점이고 이제 상승하는 일만 남았다는 시각이다.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장이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주장들에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지난주에는 기술주들이 낙관론을 지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예상보다 부진한 수익발표로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기술주들은 인텔이 새로운 컴퓨터칩 개발을 확인하면서 다시 활짝 개였다. 인텔은 계획이 발표된 25일 하루에만 6.1% 뛰어오르면서 이날 나스닥의 급등(3.4%)을 주도하는등 지난 한주동안 무려 15% 상승했다. 기업 수익호전은 최근까지 증시를 짙누르던 회계부정의 어두운 그림자 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 회계부정파문으로 CEO가 물러난 타이코인터내셔날과 아직도 회계부정의혹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는 AOL타임워너 모두 지난주 예상보다 좋은 실적발표로 각각 23%와 17% 급등했다. 하지만 '10월 랠리'가 얼마나 더 뻗어나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탓이다. 지난주초 발표된 경기선행지표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주 후반 발표된 9월 공장내구재주문은 5.9% 급락했다. 9월에 86.1이었던 미시간대학의 소비자감정지수도 10월엔 80.6으로 지난 93년이후 10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낙관론자들은 추가 상승여력이 많다고 주장한다. 지난 3주간의 상승이 냉각된 투자심리를 완전히 녹여주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의 물꼬를 터주었기 때문에 당분간 거시경제지표에 관계없이 자금수급만으로도 주가가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신중론자들은 경제지표들이 회복되지 않고는 시장이 더 이상 오르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번주는 '기업실적'보다는 '경제지표'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시장도 경제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요일(11월 1일) 발표예정인 실업율과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지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까지 월가의 전망은 실업율이 5.6%에서 5.8%로 올라가고 ISM지수는 전월보다 0.5떨어진 49로 경기수축국면을 보이는등 '상황의 악화'쪽이다. 지난주 증시에서는 세계 3위 보험업체인 시그나가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발표해 금요일 하루에만 무려 38.1% 폭락하는등 보험업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