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옛 이리안자야)에서 지난 달 발생한 미국인 총기 살해사건에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파푸아 인권단체 엘스 함의 존 룸비악 간사는 26일 미국계 세계 최대 금광 프리포트가 운영하는 국제학교 교직원 3명 피습사건이 발생할 당시 사건 현장에 인도네시아 특전사(코파수수) 요원들이 목격됐다고 폭로했다. 엘스 함이 특전사가 설립한 민간단체의 옛 회원을 인터뷰한 결과 총격 발생 직전 특전사 요원 4명이 사건 현장에 있었고 6명은 수 백m 떨어진 곳에서 총성을 들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룸비악 간사는 이어 "자체 조사 결과 군당국으로부터 범행 주체로 지목된 무장독립단체 자유파푸아운동(OPM)이 사건에 연루된 가능성은 없었고 경찰도 이 부분에 동감했다. 군과 연루된 무장세력이나 특전사에 의한 총격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이 사건현장 목격자를 상대로 특전사의 민간인 살해사건 연루 여부에 대해 조사했고 신변안전을 위해 파푸아 주도 자야푸라 소재 경찰관서에 그를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스 함의 이번 발표는 지난 달 31일 무장 괴한들이 산악 도로를 차단, 프리포트 광산으로 향하던 미니버스를 향해 실탄 200여발을 발사해 미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 배후와 관련해 기존 수사 방향을 뒤집는 것으로 향후 조사 과정이 주목된다. 군당국은 사건 직후 OPM 게릴라들이 독립투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으나 이를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를확보하지 못해 군의 발표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한편 특전사는 작년 11월 온건파 파푸아 독립운동 최고 지도자 테이스 히요 엘루아이를 살해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 아직까지 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재판이 전혀 열리지 않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