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선택이 추석 연휴직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선대위와 반노.비노세력간 끊임없는 내분양상을초래하는 힘의 균형을 깨뜨릴 변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배기선(裵基善) 기조위원장이 민주당 내분 상황과 관련한 추석민심을 ▲당내 갈등과 분열의 조속한 정리와 ▲노 후보와 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간 후보단일화로 정리해 제시했고, 다른 발언자들도 각각의 입장에 따라무게 중심은 달랐지만 이 두가지 과제 해결이 급선무라는 데선 일치했기 때문이다.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당내분 양상을 조속히 해소해야 하는데, 양 진영이 각각명분과 숫자를 기반으로 힘의 균형을 보이는 상황에서 비록 실권은 크지 않다지만당의 상징인 한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내 세력판도가 결정적으로 한쪽으로 기울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당내 여러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정리해나가자"고 말한 대목에 당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당대당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구당서명파'의 최명헌(崔明憲) 의원은한 대표가 24일 오전 비노.반노그룹의 대표자들과 조찬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서둘러공개함으로써 한 대표가 자신들의 입장에 경사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최 의원은 특히 "대표는 결심이 서 있으며, 시기는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지만아마 대표가 당무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 주장대로라면 한 대표가 당무회의에 당대당 통합선언안을 제출하고, 수적으로 압도적인 반노.비노그룹이 이에 찬성함으로써 선대위가 무력화되는 것은 물론 노 후보의 지위도 사실상 상실되는 시나리오가 된다. 그러나 한 대표 측근인 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은 "당 단합을 위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내일 그분들을 만나자고 했으나 언론에 노출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기어려워 모임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선대위 출범 이후에도 노 후보측으로부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계속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측근은 "한 대표의 당면 문제인식은 당 단합을 유지하고 DJ 정권 임기말 마무리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정권재창출을 꾀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한 대표가 당 대표로서 최소한 노 후보를 흔드는 입장에 서지 않으면서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계속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대표의 이같은 모호한 태도가 당 내분을 지속.심화시킨다는 비판도제기되고 있다. 또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점점 임박하고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 당직자는 "대표가 추석연휴 기간 나름의 구상을 마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