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각 계파는 향후 당의 진로를 둘러싼 추석연휴 이후의 대회전을 앞두고 세결집을 도모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19일 오전 민주당사 3층 소회의실과 대회의실에서는 노무현(盧武鉉) 후보 주재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와 한화갑(韓和甲) 대표 주재 최고위원회의가 동시에 열려 당의 선거체제 이원화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노 후보 진영은 18일 회견을 계기로 당의 개혁성향을 더욱 분명히 하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다졌고 구당파와 반노, 탈당파 등은 추석후 모임을 갖고 연대를 모색할 예정이어서 민주당 내분사태는 한가위 직후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선대위 첫 회의 = 노 후보는 회의 모두에서 "새옷을 사 입은 것 처럼 가슴이두근거리고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각오 새기분으로 새출발하자"면서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으며 대선승리를 위해 매진할 때"라고 당부했다. 선대위 창설회의를 겸한 이날 회의에는 문희상(文喜相) 집행위 부위원장 주재로10여명의 본부장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27일 선대위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대위 활동에 들어가기로 하고 그 이전에 가능한한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앞서 노 후보는 MBC 라디오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나와 같이갈 사람은 같이하고 같이 안갈 사람은 안가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당내 비노(非盧).반노(反盧) 진영에 대해 선택을 요구하고 "유시민씨의 `개혁적 국민정당'은 훌륭한 통합대상으로 그들이 창당을 마친 뒤 당당히 협상의 과정을 거쳐 통합할 것은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전날 선대위 출범을 선언하면서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힌것과 같은 맥락으로 `당명변경식 신장개업'이 아닌 `개혁세력 통합신당'으로의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후보는 또 반창연대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누구를 반대하는 연대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정책.경쟁력 검증을 통해 새롭게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말해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최고위원회의 = 노 후보가 참석해 선대위 출범 배경을 설명한 뒤 "남아있는위원장과 위원 인선 문제를 적절한 기회에 다시 최고위원회와 협의하든지, 전권을위임해 주든지 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권을 달라는 요구였지만 이 협(李 協) 최고위원은 "우리는 아직 같은당 한지붕에서 당명을 같이하고 살고 있으니 모두 공감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면서 "인선결과를 보고 협의하는 것이 당이 존재하는 한 기본적 당무처리 방식"이라고말했다. 한 대표가 "다른 의견이 있느냐"고 물었으나 참석한 다른 최고위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한 대표는 "노 후보가 인선해서 협의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결론을맺었다. 노 후보는 "둘 사이에 차이가 없다. 오늘 인선협의를 하려고 했는데 미처 준비가 안돼서 추후 준비해 협의토록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말했다. 그는 다만 "주요 지도부 구성은 협의하도록 돼 있지만 일반 실무기구 구성은 시간도 그렇고 후보가 하도록 돼 있다"며 "당직자들을 선거대책 요원으로 겸임발령토록 협조해 달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이날 동시에 열린 선대위와 최고위원회의에는 문희상(文喜相) 신기남(辛基南)최고위원, 임채정(林采正) 정책위의장, 이낙연(李洛淵) 대변인 등이 두 곳을 오가며참석했다. ◇신당파 움직임= 신당추진 세력들도 추석연휴 직후인 23일 연합모임을 갖고 연대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세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탈당불사파 구당서명파 반노파 등 3개 신당추진 세력은 19일 오후대표자모임을 갖고 3개세력간 연대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파의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23일 연합회의에선 `정권재창출을 위한 협의기구'(가칭)를 띄우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합신당 추진방식을 놓고 탈당불사파는 일단 탈당해 당밖에 통합추진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구당서명파는 당내에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해야한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어 실제 연대가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탈당파의 박상규(朴尙奎) 의원은 "정몽준 노무현 이한동 권영길 등이 다 나오면이회창을 못이긴다"며 "그래서 우리가 나가 당을 만들어 통합하든지 다시 경선하든지 해야 한다"고 탈당불가피론을 폈다. 반면 구당파의 박 의원은 "탈당론은 명분도 없고 조직과 자금도 변변치않다"며"당무회의에서 수임기구를 구성, 통합신당을 선언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있는 방안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당파의 결행시기에 대해서는 추석연후 직후 선발대의 1차탈당이 검토됐으나당지도부의 만류로 일단 국감 이후인 내달초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 당지도부는 탈당파 의원들에게 "총리인사청문회와 국감을 충실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박상규 의원은 "국감에 충분히 전념한 뒤 국감이 끝나면 탈당을 추진할 것"이라며 "20-30명이 탈당하기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노측은 탈당파의 움직임을 지켜본 후 내달 중순 이후 탈당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철(元裕哲) 의원은 "중도파 탈당규모가 30명 정도 된다고 하더라"며 "우리는 탈당이 있을 경우 가장 마지막에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sang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김현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