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2차 금강산관광 당국간 회담이 성과없이 끝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13일부터 이 지역에서 제5차 이산가족순차상봉과 함께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가 진행된다. 재작년 6.15 공동선언 채택 이후 치러진 남북회담사를 훑어봐도 국가적 차원의 행사가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치러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작년 9월 25일부터 1박2일간 서울에서 제1차 경제협력 실무접촉이, 같은 기간 제주도에서 제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열렸지만 장소는 달랐다. 물론 북측이 회담 장소로 금강산을 고집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같은 시기, 같은 건물에서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이 동시에 치러지는 것은 이색적이다. 금강산여관 한쪽에서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남북 대표단간의 뜨거운 회담 장면이, 다른 한쪽에서는 반세기만에 상봉하는 이산가족들의 눈물겨운 장면이 겹쳐지게 됐다. 이산가족 행사에 남측 이산가족 457명과 지원요원 및 취재진 등 모두 586명, 대표와 지원요원 등으로 구성된 철도.도로 연결 실무협의회 남측 인력 27명 등 총 613명이 금강산에 2박3일 일정으로 동시 체류하는 것도 기록이다. 북측 이산가족 100명과 철도.도로연결 북측 대표단이 금강산여관에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남측 방문객들은 관광선 설봉호와 선상호텔인 해금강은 물론 현대아산 직원들의 숙소까지 이용해야 할 판이다. 이런 점에서 금강산관광 당국간회담이 관광대가 체불에 대한 `정부 보증' 논란으로 성과없이 끝났지만 곧바로 이산상봉과 남북 당국간 대화가 이어져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정상화'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