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유통회사에 다니는 김성광씨(32)는 얼마전 친구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다가 '열심히 전화한 당신, 기다려라!'는 메시지를 듣고선 잘못 전화한 줄 알았다. 다행히 곧바로 전화를 받은 친구의 설명을 듣고서 이게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컬러링 서비스'라는 사실을 알았다. 지루한 통화 대기음 대신 음악이나 재치있는 멘트를 가미한 컬러링 서비스가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월 9백원의 이용요금을 내고 연결음을 바꿀 때마다 7백원이상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가입자는 3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컬러링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유.무선 통신업체는 물론이고 각종 포털 서비스업체와 게임 등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통신 인프라를 활용, 기발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대박'을 노리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 규모(제작분야)는 지난 2000년 1조4천8백70억원이었으나 2001년 2조7백24억원으로 39.4%나 늘어났다.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져 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음악과 경제 정보 등 연 성장률이 1백% 이상인 분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제조업 평균의 두배 이상인 60%대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추산될 만큼 디지털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는 벨소리, 아바타, 온라인게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이었지만 최근에는 유.무선 통합 및 무선망의 데이터 전송속도 개선 등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핸드폰 등 모바일 기기로 유선PC를 제어하고 단말기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e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 등이 대표적 예다. 세계 최초로 3세대 이동통신인 'cdma2000 1x EV-DO' 서비스가 국내에서 상용화되면서 무선도 유선 못지 않게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져 무선 콘텐츠도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조만간 핸드폰으로 방송과 영화 하이라이트, 뉴스, 스포츠, 오락물 등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개인별 기호에 맞는 맞춤형 동영상 정보도 제공되며 휴대폰으로 언제든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도 곧 열린다. 포털 서비스업체들도 새로운 콘텐츠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바타 게임 외에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과 드림위즈 등 포털업체들은 최근 모바일 콘텐츠를 중심으로 유료화 전략을 짜면서 수익기반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의 기반 강화를 위해 이동통신사들은 중소 콘텐츠 제작업체(CP)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중이다. SK텔레콤은 우수 CP 육성차원에서 각종 인증 및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KTF는 우수 CP와 정례적인 간담회, 포상제도 등은 물론이고 급변하는 모바일 기술에 뒤처지지 않도록 기술지원 체제도 마련했다. LG텔레콤은 우수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월정액의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콘텐츠 심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