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군용기 약 100대가 6일 이라크 주요방공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벌이는 등 이라크에서의 전운이 점차 짙어지자 산업계는 유가움직임 등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개전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6일 산업자원부와 경제단체 및 업계에 따르면 우리기업들은 미국경제 불투명,환율하락, 수해에 따른 물가인상 등으로 경제여건이 그다지 밝지않은 상황에서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유가 인상과 세계 교역위축 등으로 경제전반이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나 전경련 등은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날 경우 국제유가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중동전역으로 확산되면 유가가 배럴당 최고 35-7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가가 인상되면 무역수지 악화는 물론, 물가인상, 원가상승 등으로 우리산업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대외 경쟁력도 저하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함께 이라크전이 장기화 되거나 확전되면 세계경제 환경이 크게 불투명해지면서 국가간 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우리기업들의 성장여력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대이라크전 가능성에 따른 유가인상 등에 대비해 이달중 '국가에너지절약 추진위원회'를 개최, 구체적인 에너지 사용 절감책을 마련하고 석유비축량을 확충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비상석유수급 대책반'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유가, 환율, 교역량 등 경제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원가절감, 판매지역 다변화, 마케팅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이라크 주변에 지사나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직원들과 주재원들의 안전을 위해 이미 대피 시나리오를 만들어 둔 상태며 위험정도에 따라 이라크 주변지역에 대한 출장도 자제시킬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업체들은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운임인상 등 원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원가축소에 노력하는 한편 경기 불투명성 확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비,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 등 정유업체들도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본격화되면 국제 석유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판단, 유가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고 수입선을 다양화하거나 자체 비축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동지역에 나가있는 건설업체들도 현지 공관과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는등 현장의 사태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긴급 피신처 확보 등 근로자 신변 안전대책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전이 발발해 장기화되면 해외의 에너지 및 시장 의존도가 큰 우리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기업들이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러면 사전대비를 철저히 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