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1 대미 테러 사건의 희생자 유가족 600여명은 15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고위 관리들과 은행, 자선단체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과 이들의 뉴욕ㆍ워싱턴 공격을 재정 지원했다고 비난하면서 1조 달러의 피해보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총 15가지 소인을 열거한 소장은 테러범들에 대한 재정 지원계획을 억제하는 수단의 하나로 관련 은행들과 자선단체, 그리고 사우디 왕가의 일부 인사들에 타격을 가하려는데 목적을 두고있다. 지난 1988년 로커비 상공 팬암 여객기 폭파사건과 관련해 리비아를 상대로 제출된 소장을 모델로 작성된 이 소장은 또한 유가족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려는 목적도 갖고있다. 그러나 원고들은 힘든 싸움에 직면해 있음을 시인했다. 38세의 딸을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잃은 아이리너 사피나 여인은 "돈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그 자들을 혼내주기위해 무언가 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밖에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알렉산드리아 소재 지방법원에 제출된 총 258쪽의 이 소장은 피고들이 갈취, 태만, 음모, 부당한 죽음 등을 조장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들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 관리들과 기관들이 9.11 테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함으로써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사우디 아라비아와 유지하기위해 벌여온 미묘한 외교적 노력을 무시했다. 론 모틀리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은 일단의 음흉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면서 승소할 경우 피해보상금은 원고들이 미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서 대부분 나오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장에서 열거된 80여 피고들중에는 전(前) 정보책임자 투르키 알 파이잘, 모하메드 알 파이잘, 술탄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방장관 등 3명의 사우디 아라비아 왕자들을 비롯하여, 파이잘 이슬람 은행 등 7개 은행, 8개 이슬람 재단, 그리고수단 정부가 포함되어있다. 한편 미국주재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관은 이날 이 소장에 관해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자국 관리들과 알카에다와의 어떠한관계도 부인했을 뿐아니라 빈 라덴의 시민권도 취소한 바있다. 그리고 사우디 알 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은 지난 주 오늘날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는 9.11 사건 이전이나 마찬가지로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