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의혹 등에 대한 민주당의 거센 공세에 이어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병풍(兵風)'이 5년만에 되살아나자 한나라당이 긴장하고 있다. 당장 코앞에 닥친 8.8 재보선 결과에 미칠 영향도 영향이지만 연말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6일 기자회견 후 다시 기자들과 만나 "김대업 파문과 5대의혹 사건 공방이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지역에선심각하다"고 말한 것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로 볼 때 재보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엄살용'으로만 치부할수 없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도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일부 언론이 김대업씨의 일방적 주장만 보도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피력한 것도 한나라당측 분위기를 말해주는 사례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선거전의 속성상 종반으로 갈수록 양당구도로 전개되고, 한나라당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도 있지만, 5대 조작사건과 김대업의 무차별적 폭로가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지방선거 패배후 낙담했던 민주당 지지층이 병풍파동이후 `뭔가 희망이 있다'는 기대아래 결집력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다만 이것이 대세를 뒤집을 정도가 될지는 속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병풍파문이 특히 박빙 양상의 안성과 하남 및 북제주 지역의 승패에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실제 걱정은 재보선에 대한 병풍의 영향이 입증될 경우 대선에 미칠 영향력 때문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금천과 북제주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제기하자 곧바로 반박자료를 내 적극 진화를 시도하는 한편 중앙당 차원에서모든 홍보수단을 활용, 병풍파문이 `청와대-민주당-정치검찰이 합작한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을 집중 부각시키는 등 총력대응에 나섰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