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공언한 '8·8 재·보선 이후 후보 재경선'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력한 당외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이 잇달아 경선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제3의 길'에 무게를 싣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제3세력 결집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재경선 물건너가나=노 후보의 경쟁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의원,이한동 전 총리이다. 이 가운데 정 의원과 박 의원은 이미 경선 불참쪽으로 기운 상태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입당과 '제3의 길'을 놓고 숙고중이다. 이 전 총리는 15일 JP와의 회동을 통해 쌓인 앙금을 해소하는 등 JP와의 연대가능성도 열어놓았다. 특히 박근혜 의원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 후보와는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 달라 정당을 같이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뒤 "정몽준 이인제 의원과는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경선으로 선출한 후보를 재경선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과 박 대표 등이 이처럼 재경선에 부정적인 것은 현 민주당체제 아래서는 재경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설령 이뤄지더라도 노 후보가 기득권을 유지한 상황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꿈틀거리는 제3세력 결집론=큰 틀은 중도우파의 이념을 내세워 '비노(非盧·비노무현 후보) 반창(反昌·반이회창 후보)'세력을 한데 묶는다는 것이다. 연결고리는 민주당내 비주류가 내세우고 있는 개헌론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카드는 정·박 의원과 민주당 이인제 의원,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함께 하는 이른바 '4자연대'다. 이 의원과 JP(김 총재)가 상당한 교감을 이루는 등 4자간 탐색전이 시작됐다. 이 의원은 개헌을 명분으로 정파를 초월해 많은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다. 변수는 8·8 선거결과다. 민주당의 참패가 현실화되면 예상되는 내홍사태와 함께 제3세력 결집 움직임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