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 미쓰비시 그룹의 최고위 경영자 회의인 긴요카이(金曜會)에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이 참석했다고 영국의 경제 일간지파이낸셜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8월을 제외하고 매월 두번째 금요일에 열린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은 긴요카이에는 미쓰비시그룹 산하 28개 기업의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며 그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다. 비밀유지를 위해 회의장에는 비서들조차 들어갈 수 없으며 회의록을 작성하지않고 누군가 회의내용에 대해 묻는다면 "날씨와 야구"라고 대답하게 돼 있다고 그룹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 회의는 사실상 종업원 24만명에 자산 147조엔(미화 1조2천450억달러),자본금 2조6천억엔의 거대재벌인 미쓰비시 그룹의 경영전략이 논의되는 자리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설명했다. 이 회의에 외국인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참석한 인물은 롤프 에크로트 미쓰비시 자동차 CEO 겸 사장. 그는 거대한 사각 테이블에 앉아 일본에서 가장 배타적인모임 가운데 하나인 긴요카이 참석 멤버들에게 더듬거리는 일본어로 자신을 소개하고 90분간 그룹 내부 업무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추측했다. 독일인인 에크로트 사장은 미쓰비시 자동차의 지분 37%를 보유한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의해 미쓰비시에 파견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지난달 CEO에 임명됨으로써 긴요카이 참석 자격을 얻게 됐다. 긴요카이에 외국인이 참석하게 된 것은 일본이 전통 산업분야에서도 외국인들을어느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사건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풀이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긴요카이가 아직도 존재한다는사실은 일본이 아직도 계층적 경영구조와 막후 협상, 강력하고 때로는 건전하지 못한 관계들에 얽매여 있음을 드러내주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에크로트 사장이 미쓰비시 자동차의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시점에서 그가 긴요카이에 참석함으로써 이 모임이 미쓰비시 자동차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여부도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