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봄봄'과 '동백꽃' 등을 남긴 소설가김유정(1908-37)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 오는 20일 그의 고향인 강원도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에 개관한다. 춘천시가 1999년부터 사업비 25억7천800만원을 투입해 추진해온 김유정기념관건립사업은 현재 도로포장, 내부공사 등 마무리 작업중이다. 이곳에는 김유정의 생가가 복원됐고 전시관과 동상을 비롯해 휴게정과 연못 등 부대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기념관이 들어서는 실레마을은 김유정이 태어난 곳이자 그가 연희전문을 중퇴하고 낙향, 금병의숙을 설립해 농촌계몽활동을 펼친 곳이다. 그는 이곳 생활경험을 바탕으로 '소낙비' '금따는 콩밭' '따라지' '만무방' '산골나그네' '땡볕' 등 향토색짙은 단편소설 30여편을 남긴 뒤 폐결핵으로 요절했다. '김유정문학촌'으로 이름지어진 이곳은 소설가 전상국(62)씨가 촌장을 맡아 문학강연, 세미나, 문학제,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전씨의 소설 '유정의 사랑'의 무대인 기념관 근처 금병산 일대를 포함하는 산책로 및 등산로 개발등 다채로운 문학답사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간이역'의 촬영장소였던 신남역에서 우시장까지 거리를 '유정로'로 지정하는 등 옛 모습을 복원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전씨는 "김유정은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으나 형이 가산을 탕진한뒤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며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면서 "그가 남긴 소설의 3분의 2 정도는 고향마을에서 본 것을 썼으며, 실레마을이라는 지명도 그가 남긴 수필 '5월의 산골짜기'를 통해 되찾았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