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축구'가 다시 한번 세계를 제패했다. 21세기 첫 FIFAF컵의 주인은 예상대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30일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득점왕 호나우두가 자신의 7호, 8호골을 후반 폭발시킨데 힘입어 라이벌 독일을 2-0으로 꺾고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오성장군(五星將軍)' 브라질 삼바군단의 왼쪽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진 4개의 별은 이날부터 5개로 늘어났다. 17차례 월드컵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한 브라질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5회우승이라는 찬란한 금자탑을 월드컵 역사에 우뚝 세웠다. 58년, 62년, 그리고 지난 70년 통산 3차례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원히 차지한브라질은 94년에 이어 8년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은 통산 최다 우승 뿐 아니라 38년 대회 이탈리아에 이어 본선 7경기 전승 우승 기록을 재현했다. 또 브라질은 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소속 대륙이 아닌 곳에서 열린 대회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추가했다. 지금까지 소속 대륙이 아닌 곳에서 우승을 이뤄낸 나라는 브라질 뿐이다. 결승골과 추가골을 넣은 브라질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는 득점왕에 주는 골든슈를 차지, 지난 98년 대회 이후 오랜 부상의 질곡에서 완전히 탈출했음을 알렸다. 호나우두는 78년 이후 24년간 계속되어온 '6골 득점왕' 전통을 깼으며 7월2일 발표하는 골든볼(최우수선수) 수상이 유력해졌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독일은 당초 8강도 어렵다던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진출, 차기 대회 개최국의 체면을 세웠다. 3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은 이번이 통산 4번째 준우승.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그리고 호나우디뉴의 `3R'을 앞세운 브라질의 '창'이 올리버 칸이 버틴 독일의 '방패'를 뚫은 한판이었다. 브라질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호나우디뉴와 카푸가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번갈아침투하며 독일 수비진을 헤집었다. 독일도 질세라 베른트 슈나이더가 잇따라 브라질 골문 쪽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찔러 넣어 만만치 않았다. 독일도 몇차례 위협적인 공격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경기의 흐름은 브라질이 쥐었다. 호나우두가 두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칸의 선방에 막혔고 전반 44분 클레베르손의 기습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튄 것이 브라질로서는 아쉬웠다. 후반 초반 옌스 예레미스의 헤딩슛과 올리버 노이빌레의 위력적 프리킥 등으로이어진 독일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브라질은 22분 마침내 결승골을 뽑아냈다. 독일 진영에서 수비수의 볼을 빼낸 호나우두가 히바우두에게 볼을 건넸고 벼락같은 왼발슛이 터져 나왔다. 칸이 간신히 쳐냈으나 쇄도하는 호나우두의 오른발에 걸린 볼은 그토록 열리지않던 독일 골네트를 갈랐다. 기세가 오른 호나우두는 34분 클레베르손의 강한 땅볼 크로스를 히바우두가 살짝 뒤로 흘려주자 뛰어들며 오른발로 골대 오른쪽 모서리에 차넣어 승부에 쐐기를박았다. 독일은 노장 올리버 비어호프와 게랄트 아사모아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으나미하엘 발라크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한편 결승전을 끝으로 한달간 지구촌을 달궜던 월드컵을 막을 내리고 2006년 독일 대회를 기약했다. 아시아에서 첫 월드컵이자 사상 첫 공동개최 대회였던 이번 월드컵은 완벽에 가까운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김대중 대통령 부부와 일본 천황 부처 등 개최국 원수가 나란히 참석, 경기를 지켜봤다.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반=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