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29일 열린 한국-터키의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선수들은 한국전에 함께 참전했던 "형제의 나라"답게 이날 발생한 연평도 남북한 교전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을 한뒤 경기를 시작했다. .터키의 하칸 슈퀴르(파르마)는 이날 월드컵 사상 최단시간 득점기록을 갈아 치웠다.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한 슈퀴르는 전반 시작 휘슬이 울린지 불과 11초만에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왼발로 선제골을 뽑아내 월드컵 사상 최단시간득점 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최단시간 득점 기록은 1962년 칠레대회 체코 멕시코전에서 체코의 마세크가 기록한 15초다. .최태욱(안양)이 이날 경기에 이번대회 처음으로 출장했다. 대회개막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뛰지 않고 벤치를 지켰던 최태욱은 1-3으로 뒤지고 있는 후반34분 설기현(안더레흐트) 대신 투입되면서 "벤치워머"의 불명예를 씻었다. .붉은 악마들은 열띤 응원전속에서도 따뜻한 "형제애"를 발휘했다. 붉은 악마와 관중들은 한국과 터키간 3.4위전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가 터키선수들의 선발출장 선수 명단을 일일이 열거하자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특히 관중들은 터키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에도 뜨거운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승부를 떠나 멋진 경기를 펼쳐줄 것을 당부. .이날 경기는 준결승 패자끼리의 맞붙는 관계로 다소 맥빠진 응원전이 예상됐지만 초반부터 양팀이 난타전을 펼치자 어느때보다 뜨거운 응원이 펼쳐졌다. 경기장을 가득메운 6만3천여명이 관중들은 경기시작 11초만에 허탈하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응원의 목소리를 한껏 높이며 한국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웠고 전반 9분께 이을용이 만회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을 함성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대구월드컵경기장에는 4강 신화로 조성된 축구열기를 프로축구로 잇자는 취지의 카드섹션 문자와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었다. "붉은 악마"는 마지막 카드섹션의 문자를 "K리그에서 만나자"로 채택한 뒤 이를 사이버언어로 풀어놓은 "C U @ K리그"라고 쓴 흰색카드를 응원석에 배치했다. 또 "그들이 펼치는 또 하나의 월드컵...한국프로축구"라는 플래카드도 걸렸고 붉은 악마 서울지회는 "이 열기와 함성을 서울프로축구팀 창단으로..."라는 문구도 걸어 놓았다. 한편 상대팀인 터키가 형제국임을 감안한 듯 "대구시민은 터키를 사랑합니다"라는 격문도 걸려 눈길을 끌었다. .2002한일월드컵대회에서 각각 3위와 4위의 성적을 거둔 터키와 한국에 대한 시상식은 경기종료와 함께 열렸다. 시상식은 경기종료 10여분 뒤에 진행됐으며 정몽준 FIFA 부회장겸 대한축구협회장등이 시상에 참여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