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히딩크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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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의 효시는 기원전 50년 로마병사들이 걸쳤던 모직목도리다.
오늘날 넥타이의 원조격인 크라바트(cravat)는 17세기 중반 프랑스에 온 크로아티아 용병들이 목에 밝은색 실크천을 두른 걸 루이 14세와 귀족들이 따라하면서 생겨났다.
처음엔 레이스와 자수로 장식된 부드러운 천을 목에 감는 식이었으나 19세기초 영국 디자이너 보우 브러멜이 매듭짓는 법을 창안하면서 매는 쪽으로 바뀌었다.
넥타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당시 사람들에게 크라바트는 위엄과 명예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크라바트를 잡히는 걸 가장 큰 모욕으로 생각,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하면 결투를 해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지금도 넥타이는 기본적인 예의의 표시인 동시에 매는 사람의 멋과 취향, 성격을 대변한다.
히딩크넥타이가 인기라는 소식이다.
히딩크 감독이 포르투갈전과 이탈리아전 때 맨 행운의 넥타이가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누브티스(대표 이경순)에서 태극과 팔괘 등을 이용해 만든 순국산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아픈 가족의 쾌유, 아들의 국가고시 합격 기원 등을 위해 사고 싶다는 요청이 빗발친다는 것이다.
이씨는 우리 전통문화및 패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90년대 중반부터 남대문 첨성대같은 문화유산이나 악기를 원용한 고유 문양으로 넥타이와 스카프 등을 만들어온 문화상품 디자이너다.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 외국을 방문할 때 매거나 외국손님에게 선물하는 국가의전용으로 납품하고 면세점에서 판매해왔다. 98년엔 전통문양을 담은 넥타이를 루브르박물관 매장에 내놨다.
국내 넥타이 시장은 로열티를 지불하는 외국브랜드가 거의 점령하고 있다.
디자이너 이신우씨가 한때 '오리지날리' 브랜드로 만들었으나 외제상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국내 유명화가 그림을 담은 넥타이도 나와 있지만 매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넥타이는 디자인 색상 질감 등 품질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판매를 좌우한다고 한다.
히딩크넥타이 붐을 계기로 우리 넥타이가 국내시장에 당당히 자리잡고 해외에도 진출하게 됐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