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이 한국민에게 가져다준 최대 선물론 민족적 자긍심의 확인과 '코리아' 브랜드의 가치 제고다. 세계는 월드컵을 훌륭하게 치러낸 한국에 찬사를 보냈다. 월드컵을 계기로 '코리아'라는 브랜드는 동북아시아의 한 작은 나라가 아닌, 무시할수 없는 강소국의 이미지를 얻었다. 특히 월드컵 기간중 정보기술(IT) 분야의 홍보 효과는 대단했다. 정부와 업계는 힘을 합쳐 'IT 강국 e코리아'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심는데 주력했으며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개막식과 경기장 주변 홍보관 등에서 선보인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한국이 이동통신과 휴대전화 강국임을 세계에 뚜렷히 각인시켰다. PC방을 찾은 외국 언론인들은 세계 최고 보급률을 자랑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부러워하고 놀라워했으며 디지털 HD(고화질)방송은 한국이 디지털TV 강국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일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인 KT, KTF를 비롯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등은 해외 IT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초청함으로써 이들과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 김창곤 실장은 "이제부터는 이같은 월드컵 개최의 효과를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고 IT 수출을 늘리는 계기로 만드는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일치한다. 88 서울올림픽처럼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국운 융성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트 월드컵'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통부와 민간 업계는 이미 월드컵 개최에서 얻은 'IT 강국 e코리아' 이미지를 해외 진출에 활용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정통부는 지난 25일 서울에서 세계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사업자 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CDMA 벨트'를 구축,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강도 높게 밀어 붙이고 있다. 또 7월중 30여명의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IT 기술정책자문단'을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과 인도 등지에 파견키로 했다. '동남아 IT 공동체'를 구축, 동남아 10여개 국가들의 IT 표준과 산업구조를 우리와 비슷하게 만들어 통상마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한국 기술을 동남아 국가들이 성장 엔진으로 활용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SK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CDMA 벨트 구축과 무선인터넷 해외 수출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업체들은 동화상 통화가 가능한 3세대 cdma2000 1x EV-DO 휴대폰 시장 선점을 위해 뛰고 있다. KT와 하나로통신 등은 외국에 초고속 인터넷 솔루션과 장비, 서비스 수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한류(韓流)바람(한국문화 붐)을 활용, 중국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 게임 수출을 위해 뛰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와 인터넷 포털 업체들도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목표로 한 IT 수출 5백1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대한민국은 축구 강국에 이어 명실상부한 세계 IT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