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해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요코하마까지 꼭 와주세요." 일본의 NHK방송 진행자는 22일 한국대표팀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누르고, 아시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무대에 오르자 한국대표팀의 결승진출을 이렇게 축원했다. NHK 진행자는 "한국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모 슈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전반 중반 이후부터 경기가 스페인 페이스로진행됐으나, 이천수가 투입되고 난 이후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다시 확보했다"고 분석하면서 한국팀의 정신력과 체력을 모두 칭찬했다. NHK는 경기종료 후 내보낸 뉴스 프로그램에서 첫 기사로 한국의 승전보를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내보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도쿄의 신주쿠 오쿠보에는 재일 유학생과 교포 1천200여명이 모여 한국팀에 열렬한 응원을 보냈으며, 한국팀의 승리가 결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일본의 방송과 신문들은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의 4강 진출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방송들은 이른 아침부터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스페인전이 열린다는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이 이긴다면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이날 한국-스페인전이 열린 시간에 지하철 등에서 휴대전화를 통한인터넷으로 경기상황를 조회하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일본의 많은 국민은 "한국이 일본 몫까지 열심히 싸워주길 기대한다", "한국이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등의 덕담을 하며 한국팀의 건승을 기원하고 있다. 또 일본의 언론들은 한국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을 제압하고 4강에 올라 역시 유럽팀인 독일과 대결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지금의한국이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