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을 따라하는 일본내 '베컴 신드롬'이 가히 절정에 이르고 있다. 베컴의 `닭머리'가 남성들 사이에서 대유행이고 그가 입은 청바지와 사진 등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담긴 물건은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인디언 전사 모히칸의 헤어스타일을 본 딴 베컴의 `닭머리'는 이제 일본 젊은 남성들의 표준형이 될 기세다. 베컴이 이끄는 잉글랜드가 죽음의 F조를 통과하고 8강까지 승승장구하면서 일본 각지의 미용실에는 베컴의 헤어스타일을 주문하는 남성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도다 가즈유키가 조별리그 때 `베컴족'에 가세한 것도 닭머리 바람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다만 문제는 닮머리에 능한 미용사들이 귀해 이발 뒤에 고객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 도쿄 신주쿠의 한 미용사는 "백인 머리결이 동양인과 달라 만들기가 무척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잉글랜드와 덴마크의 16강전을 보고 베컴에 반해 헤어스타일을 바꿨다는 스즈키가네무라(29.회사원)씨는 "베컴의 머리가 멋있어 보여 닭머리로 바꿨는데 헤어드레서의 실력이 신통치 못해 꼴만 우습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베컴 신드롬이 극성을 떨면서 상혼도 덩달아 활개를 치고 있다. 베컴이 일본 입국 때 입은 청바지 '엘비스진'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대형 서적에는 베컴코너가 들어서 손님들의 발걸음이 쇄도하고 있다. 베컴으로부터 볼에 키스를 받은 어린 소녀는 방송사들의 출연요청이 폭주하는 등 졸지에 유명스타가 됐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일본 축구스타 나카타 히데토시의 헤어스타일이 뒤늦게 한국으로 건너와 젊은층을 강타했던 것처럼 베컴의 닭머리도 국내에서 바람몰이를 할 지 관심거리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