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무경력의 한국과 승부차기 전패의 이탈리아가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조별리그를 마친 뒤 16강 토너먼트에 접어들면서 90분 경기나 연장전 못지 않게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리는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16일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16강전에서도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아일랜드에눈물을 안겨준 것도 연장전이 끝난 뒤 치른 승부차기였고 오는 18일 한국과 이탈리아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성적은 비교가 불가능하다. 54년 스위스월드컵을 비롯해 5차례 출전한 한국이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를 한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 그것은 승부차기가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탓도 있지만 한국이 2라운드에 올라본 적이 없어 피말리는 상황을 경험하지 못했다. 승부차기와 가장 근접한 상황이었다면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미국과의 경기에서이을용이 전반에 잡은 페널티킥 찬스. 이을용은 절호의 득점기회를 상대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에게 헌납, 경기내내 부담감을 안고 뛰어야 했다. 한가지 한국에 위안이 되는 사실은 역대 월드컵에서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가 유난히 승부차기에 약하다는 점. 90년 홈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서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든 이탈리아는 94미국월드컵 때 결승 사상 처음 벌어진 승부차기에서도 마지막 키커 로베르토 바조의 허망한 실축으로 브라질에 우승컵을 넘겨줬다. 이같은 악몽은 98년 대회까지 이어져 이탈리아는 8강전에서 프랑스에 승부차기에서 패퇴하는 등 3차례의 승부차기에서 모두 승리를 날려 버렸다. 오는 18일 16강전에서 두팀이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한국은 첫 경험이라는 부담감 속에, 이탈리아는 3전 전패라는 악몽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공격수와 골키퍼간의피말리는 대결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대전=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