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8강전이다.' 사상 첫 16강 진출의 대업을 달성한 태극 전사들이 포르투갈전 승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오는 18일 열리는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 대비하기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4일 저녁 맥주 한잔을 곁들인 만찬으로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전 숙소인 파라다이스오림포스호텔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뒤 오후에는 인천문학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회복훈련을 실시한다. 반세기만의 숙원 달성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들뜰 법도 하지만 선수들은 벌써 평정심을 되찾았으며 내친 김에 이탈리아를 뛰어넘어 8강에 올라보자는 결의가 넘치고 있다. 2승1무라는 호성적으로 조별리그를 마친 한국대표팀은 강팀들을 상대하면서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하고 온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사기도 충천하다. 여기다 후반 교체 멤버로 머물렀던 안정환이 선발 출전 요원으로 올라서면서 공격라인에 힘을 실어 주고 있고 경고 누적으로 인한 출전 정지나 부상 선수가 없는 등 최상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도 커다란 힘이다. 또 코칭스태프는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3경기 비디오테이프를 긴급 입수, 이탈리아를 뛰어넘기 위한 '필승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전날 저녁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 충남 천안의 국민은행 연수원에 여장을 푼 이탈리아 선수단도 15일 오후 6시께부터 천안공설운동장에서 적응훈련을 하며 필승작전을 수립한다. 이탈리아 선수단은 TV로 생중계되는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지켜봤으며 일부 코치진은 전날 열린 미국-폴란드전을 지켜본뒤 대전월드컵경기장을 둘러보며 잔디상태를 살펴보는 등 일찌감치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빗장 수비'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탈리아는 조별리그를 통해 예전의 촘촘한 수비망을 유지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우승후보중 하나인 강팀. 지난 4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6위에 자리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15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통산 3차례 우승(34,38, 82년)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G조에서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 멕시코(승점 7. 2승1무)에 이어 2위로 힘겹게 16강에 올랐지만 16강전부터는 달리진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단지 강력한 수비망이 무너져 지난 8일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 후반 중반 이후 2골을 내줘 1-2로 역전패했고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짧은 패스에 쉽게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3골을 기록한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최전방에서 위력적이고 경기를 풀어가는 프란체스코 토티의 발놀림이 가벼운데다 필리포 인차기,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등 화려한 좌우 날개 공격진은 언제든지 한 방을 날릴 태세다. 또한번 결전이 벌어질 18일 오후 8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 이곳에서 수비의 핵 파비오 칸나바로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치 못하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66년 잉글랜드월드컵때 북한이 이뤄냈던 8강 신화를 재현해 내기를 온 국민은 다시 한번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