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양상을 띠면서 접전이 예상됐던 부산의 광역단체장 선거는 거대 정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진흙탕 싸움속에 민주노동당 김석진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민노당 김석준 후보는 전체 유효투표의 15%를 넘는 지지를 얻어 3명의 후보 가운데 꼴찌를 했지만 집권 여당인 한이헌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19%대에 육박하는 선전으로 민노당과 함께 김 후보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석준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안상영후보와 한이헌 후보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서민과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저인망식 정책선거로 호응을 얻었다. 김 후보는 부산 살리기 100대 공약을 선정한 뒤 여성과 복지, 문화 등 각 테마별로 나눠 선거운동 기간에 테마유세에 나서 다양한 계층의 유권자를 접촉하면서 지지세를 키워나갔다. 또 선거운동 기간에 열린 TV토론에서 성폭행 의혹과 재산문제, 센텀시티 특혜문제 등 상호비방에만 집중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과는 달리 차분한 어조로 공약과 비전을 제시,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안상영 후보와 한이헌 후보간 고소, 고발이 잇따르자 양당 후보에게 의혹의 진위를 떠나 선거 무관심만 촉발하는 상호비방전을 중단하자는 성명을 발표하는등 지방선거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만들자고 주장해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같은 선거운동에 힘입어 김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전인 지난달 중순까지 각종여론조사에서 4% 안팎에 그쳤던 지지율을 선거운동기간을 거치면서 수직상승시켜 결국 15%를 넘는 지지율을 얻었다. 김 후보의 선전에 힘입어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율도 10%대를 웃돌아 민노당 후보를 비례대표 광역의원에 당선시킬 수 있게 됐다. 김 후보를 지지한 한 유권자는 "당초 민주노동당 후보라고 해서 노동운동만 하는 급진적인 후보인줄 알았는데 TV토론과 유세를 통해 차분하고 논리적인 후보라는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양 당 후보들이 상호비방전만 일삼는데 비해 일관되게 공약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점에서 호감이 갔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김상현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