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가' 잉글랜드의 보물인 데이비드 베컴(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라이벌 선수들의 부진을 틈타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베컴은 장기간의 부상에 따른 연습부족과 각종 구설수 등으로 몸값을 제대로 못해 BBC로부터 '10점 만점에 6점 선수'라는 혹평도 받았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그같은 의구심을 깨끗이 해소하고 있다. 베컴의 활약으로 잉글랜드가 상위에 입상한다면 그는 현재 누리는 이상으로 돈과 명예, 인기를 한손에 거머쥐고 세계 축구계를 호령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 없는 독주 베컴은 지네딘 지단(프랑스), 호나우두(브라질)와 함께 세계 3대 스타중 한 명, 베론(아르헨티나) 피구(포루투갈) 등과 함께 세계 3대 미드필더중의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스타 자리는 언제나 프랑스월드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지네딘 지단에게 양보해야 했다. 미드필더로서도 베론과 피구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했던 것도 아니었다. 베컴은 이번 대회에서 이같은 세계의 평가를 뒤집고 '황제'의 자리에 올라서겠다고 별러왔고 라이벌들의 부진으로 목표달성은 이미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가장 부담스러운 경쟁자인 지단은 이번 대회 직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허벅지부상으로 팀이 개막전에서 세네갈에 패하는 수모와 우루과이와 비기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무리를 해서라도 11일 덴마크전에 출전, 결승토너먼트 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붙잡겠다는 결의에 차있으나 2점차 이상으로 승리하지 못할 경우 귀국 보따리를 싸야 하는 딱한 입장이다. 포르투갈의 피구도 베컴과의 경쟁전선에서 뒤지는 모습이다. 지난 5일 미국전에서 피구는 선발 출장해 90분 풀타임 뛰었으나 세계적 스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때문에 팀은 2-3으로 패했고 앞으로 남은 한국전이나 폴란드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베컴은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인 베론과의 '진검승부'에서도 완승했다. '죽음의 조' 최대의 '이벤트'였던 7일의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에서 베컴은 야전사령관으로서의 돋보이는 활약과 함께 후반 44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메이커인 베론은 어디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부.인기.명예 예약 이미 대회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렸던 베컴의 인기는 그의 활약상과 함께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베컴의 인기 폭풍은 잉글랜드를 포함한 유럽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지역까지 강타하고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인 '듀오'가 미혼남녀 467명(남 226명,여 2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섹시남'으로 베컴을 꼽은 응답자가 26.8%로 안정환(26.1%)보다 높았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호치가 일본 여성 47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베컴은 33.7%의 선호도로 팀 동료인 마이클 오언(14.64%)를 압도했다. 이같은 인기는 잉글랜드가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하고 베컴의 활약이 돋보일수록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베컴의 몸값(연간수입)은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받는 연봉과 각종 광고출연료, 스포츠용품메이커 후원 등으로 175억원에 이르고 있다. 아디다스는 최근 베컴만을 위해 특별 제작한 3억원짜리 축구화를 갖다 바쳤다. 이같은 연간 수입은 아직 지단에 약간 못미치고 있지만 월드컵이 끝난뒤엔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속 156㎞에 달하는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의 속도만큼이나 하루가 다르게 몸값이 뛰기 때문이다. 그의 인기를 엎고 특유의 헤어스타일인 모히칸인디언의 헤어스타일도 세계를 강타할 조짐이다. 머리 양쪽을 짧게 자르고 정수리 부분만 길러 노랗게 물들인뒤 무스로 손질해 세운 헤어스타일은 이미 스웨덴의 골키퍼 마그누스 헤르만 등 수많은 선수들이 추종하고 있다. 서민 아파트 2채 값의 신발을 신고 영국의 여성 인기그룹인 '스파이스걸스'의 전 멤버인 빅토리아를 부인으로 맞이하고 최고급 승용차 5대를 끄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