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드라마였던 '프랑스-세네갈'전의 재현이냐,아니면 판에 박힌 드라마 '독일-사우디'전의 연속이냐. 3일 오후 6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브라질-터키'전은 개막 초반 화두로 떠오른 강자와 약자의 대결 구도로 관심을 끈다. 이 경기는 독일-사우디전같은 일방적인 승리보다는 프랑스-세네갈전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의 '삼바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브라질 국민들은 위기에 빠진 국내 경제를 살리는데 월드컵 우승이 모멘텀이 돼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9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대패한 뒤 경제가 곤두박질쳐 통화가치가 35%나 폭락했다. 최근 브라질이 지역예선에서 실망스러운 성적(3위)을 내 브라질 경제가 풀이 죽었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는 지경이다. 브라질의 공격진은 유명한 '3R편대' 진용이다. '3R'는 호나우두(Ronaldo)-히바우두(Rivaldo)-호나우딩요(Ronaldinho) 세명의 이름 첫 글자를 딴 것이다. '투톱' 히바우두와 호나우두는 공격 1선을 이끌고 호나우딩요는 2선 중앙에서 볼배급과 오른쪽 측면돌파를 주로 담당하며 히바우두와 호나우두가 수비수들에게 몰리면 빈 공간을 뚫거나 중거리슛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코너킥과 프리킥을 이용한 세트플레이도 이들 3인방을 중심으로 이뤄져 3R의 활약여부가 곧 브라질의 성적이다. 미드필드진에서는 돌파력이 좋은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카푸가 좌우 날개로 공간침투와 세트플레이에 가담한다. 수비진에는 에드미우손을 중심으로 호케 주니오르,루시우가 좌우에 배치돼 스리백을 짠다. '투르크족의 후예' 터키는 48년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오른 신흥 강호다. 대표선수들중에는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적지 않다. 터키는 스트라이커 하칸 슈퀴르와 아리프 에르뎀이 투톱으로 나서는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슈퀴르는 소속팀 갈라타사라이에 2000년 UEFA컵 우승컵을 안겼고 지금까지 A매치 73경기에 출전,35골을 뽑아낸 '득점 머신'이다. 그러나 막판 터키에 불운하게 작용한 것은 '터키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오칸 부루크(29)가 허벅지 근육통으로 출장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부루크는 폭발적인 공격력과 함께 수비에도 가담하는 만능선수로 슈퀴르와 함께 터키 공격의 핵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