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개막한 31일 미국 대표팀 일부가 비무장지대(DMZ)내 판문점을 방문했다. 브루스 어리나 감독과 주장 클로디오 레이나를 비롯한 선수 11명 등 23명의 미국 선수단은 이날 오전 11시 주한 미군이 제공한 수송 헬기를 타고 미군이 주둔하는 최전방 부대인 보니파스 대대에 도착했다. 지난해 12월 한국과의 평가전에 앞서 이미 판문점을 방문했던 12명의 선수는 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골프 등 자유시간을 즐겼다. 간편한 체육복 차림으로 판문점을 찾은 미국 선수단은 대대장의 안내로 '자유의 집'과 군사정전위회의실 등을 둘러봤다. 레이나는 비디오카메라에 낯선 북한 병사의 모습을 담기 바빴고 수비수인 토니새네 등 다른 선수들도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후 이 부대에 근무하는 미군 장병들과 점심을 함께한 선수단은 사인회를 가진뒤 숙소인 매리어트호텔로 돌아왔다. 이번이 두번째 판문점 방문인 어리나 감독은 "정치적인 면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미군을 만나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다리 근육이 뭉쳐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던 레이나는 "다리도다 나와 왔다"며 "정말 흥미로운 곳이지만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아주 조금밖에 듣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판문점=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