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마감된 미도파백화점 입찰의향서 접수에서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다른 5개 응찰자들보다 월등히 많은 5천억원대의 인수대금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롯데는 또 미도파 직원 전원의 고용승계도 보장하는 등 경쟁사들보다 양호한 조건을 제시했다. 롯데 다음으로는 현대가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 후보업체'로 선정될 전망이지만 응찰가 차이가 5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금중 미도파 관리인은 지난 22일 서울지방법원 파산부를 방문해 이같은 내용의 입찰 결과를 보고했다. 법원은 롯데의 경영능력이나 고용승계방침 등에 관한 형식적인 확인절차를 밟은 뒤 다음주 초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산부채 실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롯데는 MOU 체결시 응찰가의 5%를 증거금으로 내야 하며 협상과정에서 응찰가의 5% 범위안에서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 법원은 미도파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오는 9월 말께 법정관리를 종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계약은 채권자들과 채무상환에 관한 협의를 거친 뒤 오는 8월이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가 미도파를 인수하면 신세계 현대 등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리고 유통업계 리더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롯데는 한해 매출이 10조원에 달하는 '유통업계 공룡'이지만 그동안 할인점을 앞세워 추격해오는 신세계와 서울에서 세력을 강화해가는 현대의 협공을 받으며 고민해왔다. 미도파의 자산 중 상계점은 누구나 탐낼 만한 매물로 꼽힌다. "대규모 주거단지를 배후로 독점적 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현대백화점 이병규 사장)이다. 상계점은 특히 롯데의 입맛에 딱 맞는 매물이다. 서울 동북부상권에 매장이 없어 현재 미아리에 점포를 개설하려고 준비 중이지만 최근 용적률이 4백%로 묶이는 바람에 오픈 여부가 불투명하다. 롯데가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미도파 매각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매각주간사인 밸류미트인베스트먼트는 "미도파는 점포가 3개에 불과한 데다 3년여에 걸친 법정관리로 매출채권문제도 잘 정리된 편이어서 MOU 체결 후 2주 정도면 자산부채 실사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법원 관계자도 "후속 절차를 조속히 매듭짓고 9월 말이면 법정관리를 종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는 상계점 외 다른 점포들의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롯데는 본점안에 있는 면세점을 메트로점으로 옮기고 본점 매장을 확충하는 방안,메트로점을 별도의 명품관으로 꾸미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미도파 청량리점은 할인점으로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백광엽·오상헌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