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메모리부문을 인수키로 한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잔존법인(비메모리부문)의 부채를 5조원 가량 탕감, 금융부채를 '0원'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MOU(양해각서)상 하이닉스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는 마이크론측의 의무사항이 아니라 오히려 마이크론측이 원하는 핵심 근로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하이닉스가 협조하게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본사가 입수한 하이닉스 매각 MOU와 구조조정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자신들이 2억달러를 출자, 15%의 지분을 갖게 될 잔존법인을 '부채없는(debt free)' 상태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채권단에서 그런 방향으로 채무재조정 방안을 짜고 있다"고 말해 마이크론의 요구를 전면 수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MOU 초안과 함께 이 방안도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채권단협의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이닉스의 금융권 부채는 모두 9조5천억원으로 이 중 3조원에 달하는 의무전환 조건부 전환사채(CB)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금융부채는 6조5천억원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회수가능 금액이 유동적이어서 현재로선 얼마를 탕감해야 하는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5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춘.김인식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