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와 학계 자산운용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금운용중장기투자정책위원회(위원장 서울대 정운찬 교수)가 복지부에 보고한 국민연기금 중장기투자정책안은 크게 봐서 안전성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무게가 실려 있다. 우선 매입가 기준으로 현재 전체 국민연기금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투자 비율을 오는 2012년까지 10년간 최하 15.24%에서 최고 22.86%까지 높인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보고안은 주식투자 비율과 관련해 2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느 쪽으로 가든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 측면에서는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먼저 국내 주식 15.24%, 해외 주식 4%, 벤처 0.76%로 자산을 배분해 전체 주식투자 비율을 20%로 올리는 방안인데 이 경우 현재 6.5%인 국내주식투자 비율이 내년7.81%, 2005년 9.9%, 2007년 11.74%, 2009년 13.31%, 2011년 14.64%까지 정률로 높아진다. 또 다른 방안은 국내 주식 22.86%, 해외 주식 6%, 벤처 1.14%로 나눠 전체 주식투자비율을 30%로 올리는 것인데, 이 경우 국내 주식투자비율은 내년 7.81%, 2005년11.96%, 2007년 15.64%, 2009년 18.87%, 2011년 21.63%로 올라간다. 정확한 투자금액을 산출하기는 어려우나 전체 주식투자비율을 20%로 가져갈 경우 2012년 국민연기금 적립 추정액(295조1천억원)의 15.24%인 44조9천억원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입된다는 의미다. 전체 주식투자비율이 30%로 올라가면 2012년 국민연기금 적립 추정액도 297조6천억원으로 늘어나게 되며 이 경우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68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보고안에 따르면 국민연기금 고갈 시점도 전체 주식투자비율을 20%로 높일 경우 2054년, 30%로 높일 경우에는 2055년까지 연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9년 설계된 현행 국민연기금 운용 방안에 따르면 전체 연기금 규모는 내년 4월께 100조원을 돌파한 뒤 오는 2030년 650조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2050년 이전에 완전 고갈된다. 이번 보고안은 또 국.공채 매입을 포함한 공공부문 비중을 현재 35%선에서 9.58%까지 줄이고 대신 부동산(전체 연기금의 5%), 해외주식(〃4% 또는 6%), 벤처(〃0.76% 또는 1.14%) 등으로 투자다변화를 도모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국민연기금의 수익성 제고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으나 한해 정부예산의 6배까지 늘어날 국민연기금 규모를 감안하면 이같은 투자다원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의 경우 전체 자산의 60%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마련한 자산배분계획은 국내 실정과 국민정서를 감안해 가능한 소극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