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드라마가 이인제 의원의 사퇴로 사실상 막을 내리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경선 직전까지만 해도 이 의원의 '대세론'은 난공불락과도 같았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첫 경선지 제주를 기점으로 이변이 속출했다. 당초 예상을 깨고 이 의원은 제주에서 한화갑 후보에게 3표차로 뒤져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세번째 경선지인 광주(3월16일)표심이 결정적으로 승패를 갈랐다. 민주당의 본거지이자 호남 민심의 척도라고 할 수있는 광주 경합에서 이 의원은 노 후보에게 1백4표(8.9%포인트)라는 큰 표차로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경선 이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몰표를 받았던 이 지역에서의 패배는 이 의원 진영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어 이 의원은 연고지인 대전(3월17일)과 충남(3월23일)에서 몰표가 쏟아져 종합득표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그러나 거세게 휘몰아치는 노풍(盧風)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음모론에 이어진 색깔시비,언론관,위장전입 등 노 후보에 대한 이 의원의 철저한 '검증'작업도 한번 돌아선 선거인단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강원(3월24일)을 시발로 경남,전북,대구,인천,경북(4월7일)에서 6연패한 이 의원은 사실상 마음을 비웠으며 사퇴는 '시간문제'였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