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6일 카이로에서 긴급 회담을 열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아랍권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팔레스타인 대표로 참석한 나빌 샤스 국제협력장관은 아랍국가들이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호소하고 이스라엘에 대해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나빌 샤스장관은 특히 다음주 중동을 방문하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아라파트 수반을 만나지 않을 경우 팔레스타인 관리들도 그와 회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아랍국가 지도자들도 이에 동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샤스장관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예닌과 나블루스 등에서 자행한공격은 1982년 레바논 베이루트의 사브라와 챠틸라 난민촌을 습격, 수 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던 사건과 비슷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치지구내 도시들로부터의 이스라엘군 철수를 요구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4일 연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용기있는 저항과 아랍의 지지에 따른 미국외교정책의 "제한된 변화"라고 평가했다. 샤스장관은 이어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카드들이 많이 있다고 주장해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를 무기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간접 시사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앞서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침략행위를자위행동으로 정당화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그같은 말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그러나 시리아와 레바논 외무장관이 불참하고 아랍연맹 주재 대사를 대신 참석시켜 대이스라엘 공조를 둘러싼 아랍국가들간의 갈등이 있음을 노출했다. 이들 두 장관의 불참 이유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있는 이집트와 요르단, 모리타니가 단교 조치를 취하지 않는데 따른 항의표시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장 주변에는 팔레스타인인들로 보이는 수 십 명의 군중이 모여 이집트등 모든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고 금수조치를 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