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의 조정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큰 폭으로 으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넘어섰다. 2일 거래소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07포인트 오른 878.90으로 출발한 뒤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키워 결국 29.15포인트 급등한 905.34에 마감, 종전 연중 최고치인 지난달 27일의 902.46을 경신했다. 기관투자자들은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무려 2천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838억원과 1천8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도와 매수는 각각 1천89억원과 3천110억원으로 2천21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선물시장에서 선물이 현물보다 높게 평가되는 콘탱고상태가 유지되면서 프로그램 매수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이는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기관의 공격적인 매수에 힘입어 무려 6.55% 뛴 39만8천500원에 마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장을 주도했다. 이날 증시가 큰 폭으로 치솟은 것은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대거 들어온데다 나스닥지수의 소폭 상승과 발전노조 협상 타결소식 등이 투자심리를 안정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단기적으로 940∼950선까지 상승 가능 전문가들은 기관화장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뿐 아니라 시장유동성도 풍부하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940∼950까지 추가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어젯밤 미국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급등한 것은 시장에너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이라면서 "이같은 상황에서는 95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지수가 어제 큰 폭으로 빠지고 오늘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0일선위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중기적인 상승추세는 살아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따라서 940까지는 충분한 상승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증시가 폭등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시장상황이 안정된 것은 아니어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 불안정과 중동문제, 외국인 매도세 지속 등 불안정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주가지수가 한단계 레벨업됐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거래소시장이 당분간 880선을 지지선으로, 910을 저항선으로 해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1,000선 도전엔 새로운 모멘텀 필요 전문가들은 주가지수가 단기적으로 940∼950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900선에 안착해 1,000 고지를 넘보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승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신경제연구소 김 실장은 "미국의 거시경제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물가상승압력요인도 있기 때문에 미증시는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매패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900선 안착은 쉽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결과가 나오고 미국증시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는 5월 이후에나 900선에 안착한뒤 1,000선 돌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내외 변수에 따라 850∼860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달초 발표될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이 시장기대감을 얼마만큼 채워줄 수 있느냐 여부와 미국증시의 안정성, 투신권 주식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속도 등도 900선 안착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브릿지증권 김 상무는 "삼성전자의 지수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 업체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을 경우에는 의외로 쉽게 900선에 안착한 뒤 추가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그러나 이같은 요건들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20일 이동평균선인 860까지 흘러내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수출도 조만간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전자업종의 수출관련주와 은행주 등을 위주로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