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최대주주인 일부 기업이 최근 당기순이익의 몇배가 넘는 '이상 고배당'을 결정하고 있는 것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한 사안이다. 배당을 얼마로 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주총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고,주주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국외자가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일이다. 당기순이익과 이익잉여금을 합친 배당가능이익금 내에서 결정하면 상법상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의 몇배나 되는 배당을 결정한 서울증권과 S-Oil의 사례를 보면 기업의 영속성과 배치될 정도의 과다한 배당이란 점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다.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가 대주주인 서울증권은 올해 배당규모를 예상 당기순이익의 2배가 넘는 규모로 결정했고,S-Oil은 8배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한다. 더욱이 소로스 펀드가 고배당 결정으로 주가가 30%나 급등하자 6.28%의 지분을 한꺼번에 처분한 것은 누가봐도 투자자금의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국기업에 투자한 외국인 대주주로선 투자자금 회수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안정적인 배당정책은 주주의 주식보유에 대한 시간적인 개념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기업의 영속성 유지를 위한 중요한 경영정책의 하나라는 점에 비춰보면 당기순이익을 몇배나 넘는 파격적인 배당정책은 분명 비논리적인 것이다. 더구나 기업의 영속성을 저해할 정도로 상식을 벗어났다면 비록 적법한 절차라고 하더라도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향후의 기업성장에 밑거름이 되는 유보자산을 급속히 잠식해 가는 기업,껍데기만 남기려는 기업에 자본시장이 지속적으로 애정을 가지거나 대주주에게 초과수익을 안겨주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외국인 대주주가 자본시장의 감시기능을 과소평가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계산이자 과욕에 다름아니다. 외국인의 관심이 기업경영 자체에 있는지,기업을 사고 파는 도매업에 있는지를 선별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도 최근의 파격적인 배당 사례를 기업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하나의 경종으로 삼아야 한다. 당장 현대투신과 대한생명의 주인찾아주기가 현안이 돼 있는 시점이 아닌가. 금융회사의 구조조정과 관련,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인수자가 최종의 주인인지, 차익에 관심이 있는지 구분하는 일이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도이체 방크와 서울증권을 인수한 소로스 펀드가 무엇이 다른지를 이제는 가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