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어 10대그룹 소속 L, H, S사를 비롯한 13개 상장기업과 코스닥기업의 기업회계기준 위반 여부와 제재수위를 결정한다. 이중 L사는 적발된 분식회계 규모가 5천억원을 넘어 대표이사 해임권고 등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분식회계로 적발된 13개사에 대한 증선위의 이번 조치는 투명하지 않은 기업회계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엔론사가 분식회계의 파장으로 결국 도산한 것을 계기로 분식회계 근절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된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더욱 주목된다. 금감원은 이들 문제기업의 대부분이 회계항목중 지분법 처리와 관련, 회계기준상의 '합리적' 기준에 부합되지 않은 방식으로 회계처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기업과 회계법인은 회계기준상 정당한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어 제재여부와 수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증선위가 엄중한 제재조치를 결정할 경우 해당 기업과 회계법인 및 금융당국간 회계처리기준 해석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감리대상에 오른 기업은 L.H.S사 등 10대그룹 소속 5개사와 D사 등 10대그룹을 제외한 30대그룹 소속 4개사, 이외 D.H.S.D사 등 모두 13개사다. 이중 상장사는 11개사, 코스닥기업은 1개사이며 나머지 1개사는 비공개 기업이다. L사의 경우 과거 계열사를 합병했다가 같은해 합병한 회사의 자산 대부분을 재매각한 것과 관련, 합병으로 인해 발생한 1조원 정도의 영업권을 5년간 균등상각하는 것으로 회계처리했으나 금감원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자산이 양도된 시점에서 양도된 비중만큼 추가 상각했어야 마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기업들에 대해서는 L사와는 반대로 분할 상각이 정당한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하고 있으나 일시에 상각처리한 사실이 적발된 사례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회계기준상에 '합리적'으로 표현돼 기준이 애매모호한 점은 있으나 앞으로 기업이 자사의 편의 측면이 아닌 투자자 보호를 중시해 회계처리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