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산업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브랜드 가치평가에 의하면 한국 최고의 브랜드는 삼성전자로 8.8조원이고,둘째는 LG전자의 3.7조원이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는 코카콜라로 삼성전자 브랜드의 10배가 넘는 6백89억달러(약 90조원)였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코카콜라보다 더 가치있는 브랜드가 얼마든지 있다. 예컨대 적십자나 올림픽과 같은 브랜드는 상업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어떤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드보다도 지명도가 높다. 이 세상에서 가치가 가장 높은 브랜드는 국가브랜드다. 미국 국민들이 USA라는 이름을 1조달러를 준다고 해서 팔겠는가. 마찬가지로 독일(Germany) 스위스(Switzerland)같은 국가브랜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반대로 1990년 러시아 사람들이 소비에트러시아합중국(USSR)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그 브랜드 가치가 마이너스였기 때문이었다. 한국(Korea)이라는 국가브랜드는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최근 정부의 고위관리로부터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었다. 얼마 전 어느 기업의 일본지사를 방문해보니 그 회사에서는 자사제품 광고에서 코리아라는 단어를 완전히 빼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일본 소비자들이 회사 이름만 보고 사려다 원산지가 한국산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사기를 주저하거나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 사례만 보면 코리아라는 브랜드는 적어도 일본에서는 부(負)의 가치라는 판단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개도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억제하는 비관세장벽 중 하나로 원산지 증명이라는 꼬리표를 제품에 반드시 부착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이제 2002 월드컵이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 행사는 모든 참가국들,그리고 특히 개최국의 브랜드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지구촌 최고의 행사다. 프랑스는 지난 98년 월드컵의 개최국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스포츠강국,문화강국,경제강국이라는 최선진국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렸다. 우리도 이번 행사를 통해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최선의 전략을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서 다음 세가지를 제안한다. 첫째,전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노력이다. 국내에서는 각자가 국민 4천6백만명 중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해외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한국을 대표한다. 한 사람의 한국인 관광객이 해외에서는 수십명의 현지인에게 영향을 준다. 따라서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은 자신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적 사명을 띠고 있다는 의식을 갖고 이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기업의 역할이다. 기업은 기업시민으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데 있어 일반국민 못지 않은 역할을 한다. 기업이 수출하는 상품을 사용하는 외국인들은 이 상품의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자신이 수출하는 제품 하나하나를 통해 코리아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식아래 해외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 셋째,정부와 지도자의 자세다. 정부는 해외에서 국가 차원의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한국을 홍보하기도 하지만,보다 중요한 역할은 국민과 기업을 통한 간접적인 홍보다.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매체는 TV나 신문이 아니라 그 기업의 직원들이다. 어느 기업의 직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과 자신의 상사인 최고경영자에 대해 혹평을 한다면 그 기업은 어떠한 홍보,광고를 통해서도 이를 만회할 길이 없다. 국가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사회에 만연한 각종 불법행위와 비리에 염증을 느껴 국내에서 살기를 포기하고 이민대열에 합류하거나,기업들이 비효율적인 제도와 관행 때문에 국내에서 사업하기를 포기하고 해외로 줄을 이어 나간다면 그 나라의 브랜드는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한국기업이 조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속에서 정부를 사랑하고 정치지도자를 존경한다면 우리가 가진 단 하나의 국가브랜드인 코리아의 가치는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다. dsch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