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는 자국 8인치 반도체 웨이퍼 메이커들의 중국본토 투자 규제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대만 신문인 공상시보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대만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제 문제는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것"이라면서 이달중 경제 부처간 협의에서 투자 허용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본토 투자를 규제함으로써 중국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메이커인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도 지난달 투자규제 해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대만 정부는 이 규제를 해제할 경우 본토로 반도체 제조기반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로 방침을 바꾸는 것을 주저해왔다. 대만업계 소식통들은 정부가 규제를 푸는 대신 투자 상한을 설정할 방침이라면서 연간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웨이퍼 부문 투자 총액을 200억-220억대만달러(미화로 근 6억3천만달러)로 묶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8인치 웨이퍼 공장 한 곳을 건설하는 비용은 약 350억대만달러가 소요된다. TSMC를 비롯해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매크로닉스 인터내셔널 및 윈본드 일렉트로닉스 등 대만의 주요 반도체 메이커들은 본토 투자를 계획해왔다. 대만 정부는 이미 122개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본토 투자를 허용한 상태다. 여기에는 노트북, 휴대폰 및 DVD기기 등이 포함돼 있다. 대만은 과거 이들 첨단 부문의본토 투자를 아예 금지하거나 아니면 사안별로 심의해 허용해왔다. 대만은 올해부터 지난 50년간 지속시켜온 금지 조치를 해제해 본토에 대한 직접투자를 허용했다. 과거에는 제 3국을 통한 우회 비즈니스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지난 87년 간접 투자를 허용한 후 지금까지 본토에 투자된 대만 기업의 자금은 모두 700억달러 가량에 달한다. (타이베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