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5일 세계적인 반도체학회에서 "오는 2005년에 메모리소비가 급증하는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신성장이론'을 제기했다. 또 2005년 이후에는 D램 S램 등 각종 메모리기능을 통합한 퓨전메모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사장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천5백여명에 달하는 전세계 반도체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국제반도체학회(ISSCC) 기조연설에서 "IT(정보기술)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이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성장이 예상된다"며 "오는 2005년을 변곡점으로 현재의 추세와는 전혀 다른 급성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5년을 전후해 디지털TV와 홈네트워킹 등 주요 전자시스템이 거의 디지털화되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사장은 또 미래 저장매체의 변화와 관련,"저장매체의 주류가 과거의 녹음기와 VTR용 마그네틱 테이프에서 현재는 CD와 DVD등 디스크로 바뀌었으나 향후에는 메모리카드가 디지털카메라,MP3뿐만 아니라 모든 디지털기기에 사용돼 2005년께는 5기가바이트 메모리카드에 영상DVD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며 앞으로 메모리카드가 CD등을 완전히 대체하는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메모리 동작주파수는 CPU(중앙처리장치)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현재 4백㎒에서 2010년에는 1.5㎓ 수준으로 약 4배 성장하고 저장밀도는 80배,데이터 전송속도는 10배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성장이론의 기술적 근거를 제시했다. 황 사장은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성장 방향과 관련,메모리 반도체는 S(싱크로너스)D램처럼 하나의 메모리가 PC와 서버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기존의 '일반표준메모리(Universal Standard Memory)'로부터 오는 2005년까지는 각각의 시스템에 최적화된 다양한 메모리가 사용되는 '시스템 솔루션 메모리(System Solution Memory)'로 주류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후에는 D램 S램 등 각종 메모리의 장점을 통합한 '퓨전메모리(Fusion Memory)'로 3단계의 기능변화를 하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사장의 이같은 메모리반도체의 신성장이론과 퓨전메모리시대 도래의 예고는 CPU 중심으로 발전해온 반도체기술과 산업이 메모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메모리반도체 매출이 연간 20%씩 급성장하는 새로운 반도체 성장시대를 제시한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한편 황 사장은 반도체 공정기술 및 시스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부여하는 최고권위의 회원등급인 'IEEE 펠로우'에 선정돼 이날 회원증서를 받았다. 또 이번 학회에서 삼성전자가 신기술로 발표한 '4기가 반도체설계기술'논문이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