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이 다음달초 있을 임원 승진인사에서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宜宣) 상무를 승진시키는 등 후계구도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손이기도 한 정 상무의 승진이나 경영참여 등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기보다 이를 ''미뤄짐작할 수 있는'' 표현을 주로 썼다. 그는 "얼마나 능력있고 일을 잘하느냐가 중요하며 나이가 32세로 수련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대졸자나 고졸자가 입사해도 수련기간이 3-4년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 상무의 진급에 대해 "활동력이나 사고 등에서 자꾸 세대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고 외국에도 40대 사장이 많다"며 "예전에는 인사가 수직적 이었지만 지금은 수평적으로 관찰해야 하고, 특히 자동차는 종합적 제품이므로 더욱 그렇다"고언급,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상무가 입사 후 여러 직책을 두루 거쳤는데 ''능력''을 보였느냐"는 질문에는"동양에서 자식이나 아내 자랑을 하는 사람은 팔불출"이라고만 말해 스스로 아들의능력을 상당히 인정했음을 짐작케 했다. 정 상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 미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은뒤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근무하다 99년말 현대차에 이사로 입사, 2000년말상무로 승진했으며 현재 AS총괄본부 부본부장과 영업지원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올해 세계박람회 유치에 전념해야 하는 만큼 정 상무가 전무로승진해 본부장(부사장급) 직책을 맡아 경영에도 일부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도 현대차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단행될 삼미특수강 인사에서 정 회장의 조카(고 정 전 명예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씨의 장남)로 지난해 5월 대표이사로 취임하려다 무산된 정일선(鄭日宣) 상무의 승진도 유력시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